본문 바로가기

건강

심장이식 후기 (확장성 심근병증)

728x90
반응형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빠의 확장성 심근병증, 심장이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신장이식 ( renal transplantation ) 후기에 관한 블로그나 글은 수도 없이 많지만, 심장이식 ( heart transplant ) 후기에 관한 글은 많이 찾아볼 수가 없어 직접 글을 써보려 한다. 기적은 있다. 정말로. 이 글로 인해 모든 심장병 환우분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내시길 바란다.

확장성 심근병증이란

심장에 근육이 약해지고 확장되어,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혈액을 효율적으로 펌프 하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심부전, 부정맥, 심장 판막 문제, 혈전 형성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심장이식이란

심장이식은 심부전과 같은 심각한 심장 질환으로 인해 기존 심장이 더 이상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기증자의 건강한 심장으로 환자의 심장을 대체하는 수술입니다. 이식 수술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이 따르지만, 심장 질환 환자에게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방법입니다.

2022년 4월

아빠의 백내장 수술이 잡혀있는 날이었다. 수술 전 여러 가지의 검사가 이루어졌고 그중에 심전도라는 검사를 하게 되었다. 안과에서 심전도 상 문제가 있어 보이니 백내장 수술은 미루고 심장전문병원을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주셨다. 그날 지역의 큰 대학병원 순환기내과에 당일진료 예약을 하고 심장초음파 등 각종 검사가 이루어졌다. 담당교수님이 말하길 "아버님 심장이 당장 멈추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심장이다" 아빠의 병명은 확장성 심근병증, 희귀 난치질환이다. 평소에 숨이 차거나 식은땀이 난적은 없는지, 가슴이 답답하진 않았는지 등 질문은 계속 이어졌고 아빠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고 했다. 아무런 증상이 없었기에 당장에 시술이라던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병원에서 주는 혈압약 등 약만 처방받아왔다.  매달 꼬박꼬박 병원에서 검사하고 약 처방받고 그렇게 아무런 증상 없이 1년이 지나갔다.

2023년 12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는 아이의 어린이집 하원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아빠와 함께 살고 계시는 이모님께서 울면서 전화가 오셨다. "아빠가 이상하다 숨이찬 다고 한다 말을 횡설수설 하고 일어나지를 못한다. 의식이 희미한 채 변을 보고 싶어 한다. 119를 불렀으니 병원으로 와야 할 거 같다"  이 말을 듣고 계속 통화를 하며 병원으로 향하던 중 119 구급대원이 아버지 괜찮으시다 성함도 말씀하시고 한다 라며 나를 진정시켜 주었다. 괜찮겠지 하며 응급실 앞에 도착을 하고 구급차 문이 열리는 순간 아빠는 갑자기 발작 같은 증상을 보였다. 응급실 접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의사 간호사 분들이 어레스트 어레스트 하면서 급하게 뛰어가는데 너무 불안했다. 우리 아빠는 아니겠지 아닐 거야... 우리 아빠였다. 심장이 멈춘 사람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CPR(심폐소생술) 이 진행되었고, 약 40분이 흘렀다.  담당교수님이 오셨다.  " 심폐소생술을 이렇게 까지 하고 있는데 심장이 돌아오질 않는다.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눈앞이 하얗고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이 현실을 받아 드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난 뒤  의사 선생님이 에크모라는 기계를 달아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심장혈관 흉부외과 교수님이 오셔서 신속히 에크모를 하였고, 그럼에도 심장이 돌아오지 않아 심장내과에서 심방중격결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좌심방에서 혈액을 빼내어 에크모에 연결하는 시술 (left atrial venting via septostomy)을 했다. 시술을 하고  그렇게 아빠는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다행히 에크모가 아빠의 심장을 뛰게 도와줬고 의식이 없는 아빠의 얼굴을 보고 집에 왔다. 그렇게 끔찍한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 날 중환자실 면회 시간에 맞춰 아빠를 보러 갔다. 정말 놀랍게도 의식이 깨어있었다. 담당교수님은 이건 기적이라고 말씀하셨다. 오랫동안 심폐소생술을 해서 뇌에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데 너무 놀랍다고 하셨다. 하지만 에크모의 도움 없이는 심장은 뛰지 않는다 그러므로 심장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분이 오셔서 이런저런 이식에 필요한 말씀들을 해주시고 이식까지의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 많은 얘기를 해주셨고 난 그렇게 아빠를 심장이식 대기자로 등록을 하였다. 그날 이야기가 끝나고 아빠를 보러 갔는데 아빠는 기도삽관이 너무 불편한지 자꾸 깨물며 밀어내려고 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교수님이 한번 제거해 보자 하셔서 제거를 하였고 다행히도 아빠는 아무런 이벤트 없이 하루하루 에크모에 힘을 빌려 버텨내고 있었다. 심정지 하루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긴 글 읽어 주셔 감사합니다^^ 수술시간 및 수술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728x90
반응형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장(장기)이식 수술비 지원  (16) 2024.06.19
산정특례 혜택 및 신청방법  (9) 2024.06.18
재난적 의료비 지원금 신청 방법  (11) 2024.06.17
심장(장기)이식 후 주의 사항  (21) 2024.06.16
심장이식 후기 2  (18) 2024.06.15